
[작가 정보]
- 경남 하동 출생
- 반려동물 디카시 공모전 우수상(2024)
- 평사리 디카시 공모전 장려상(2025)
- 현, 한국문인협회 하동지부 회원
- 현, 지리산대박터농원 대표농부
- 현, 농가 레스토랑<지리산대박터고매감>대표
[추천사]
예술의 반대쪽을 우리는 일상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모든 예술의 꿈은 일상이 예술로 승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검은 흰색'처럼 불가능한 꿈이다. 하지만 디카시라는 새로운 형식의 출현으로 이 불가능한 꿈은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사진에 짧은 언술을 붙여서 만드는 디카시는 손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누구나 일살의 순간들을 시적인 순간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서훈기의 이번 디카시집은 일상이 곧 시가 된 좋은 사례집이다. 그는 굳은살 박인 촌로의 투박한 손바닥에서 '못 박힌 성자의 손'(「손의 백서」)을 보고, 구름에 가려지는 초승달의 입꼬리에서 '가득한 웃음소리(「웃는 귀」를 듣는다. 그의 시선이 닿으면 그늘도 어둡지 않고 절망도 무겁지 않다. 그가 오탁악세(五濁惡世)와 맞서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웃는 귀'이다. 귀가 웃는다는 것은 시적인 비유이자 동시에 정신적 경지이다. 일상의 모든 소리를 법음(法音)으로 듣고, 법열(法悅)을 느낀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예술의 꿈이 아닌가. 시인의 '웃는 귀'로 받아쓴 이 디카시집은 독자에게 그의 미소만큼이나 넉넉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ㅡ김남호(시인·문학평론가)
[목차]
- 1부 못 박힌 흔적으로
내 가슴에 다시 못을 박는
손의 백서
웃는 귀
그물
동사(凍死)
숨은그림찾기
늑골
은퇴자
응원
부모
엄마의 시력
외사랑
개구리알
나 떨고 있니?
아침
2부 하루살이라고
하루만 스승이 아니구나
이명(耳鳴)
하루살이
스승
길들이기 어머니의 충고
상좌
오형제
일미(一味)
그때 알았더라면
연등회
다 때가 있는 법
마주보다
팔자
분봉(分蜂)
부재중
3부 님 떠나간 후에야
청춘이 끝났음을 알았네
메카와 메디나
좋은 시절
염화미소
노다지
긴 장마
얼굴들
미련
오수(午睡)
일상탈출
참나[眞我]
내게로 오라!
비상(飛翔)
경고
가족
4부 넌 바닥을 닦고
난 마음를 닦고
악마의 미소
밤
전장(戰場)
동심
오해
원력(願力)
경지
사랑의 열매
연결
작별
도반(道伴)
학습
막대사탕
왕관
5부 저 힘으로 견디셨을 것이다
쓰디쓴 담배 한 대의 힘으로
구원
쉼
명절맞이
아침 창문을 여니
사랑
잠시 추억에 젖어
길 위의 삶
봄나물
아들의 카톡
진심
한 대의 힘
나는
건너가기
환생
[하동신문 기사] 2025. 11. 11


하동군 악양면 서훈기 작가가 생애 처음으로 디카시집 '웃는 귀'를 출간, 하동문단에 훈풍을 불어 넣고 있다.
서훈기 작가는 ‘웃는 귀’를 통해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농촌의 고단한 삶과 그 속에서 발견하는 자연의 숨소리를 섬세한 사진과 시적 언어로 소담스레 담아내고 있다.
지리산대박터농원과 농가 레스토랑 '고매감'을 운영하는 서훈기 작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국문인협회 하동지부 회원으로 활동하며 틈틈이 작품 활동을 벌여 이번에 책으로 엮는 문학의 결실을 이뤘다.
작가는 자신의 글에서 "농촌생활은 고단함의 무한반복이지만, 이 반복은 지겹고 고맙다"며,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등 사소한 자연의 기척으로도 나를 벼리고 닦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그의 디카시집 곳곳에는 삶의 근원적 고뇌와 의미를 끊임없이 되물어 작가의 철학적 깊이를 담아내며 진정한 자기 발견의 길을 찾으려는 구도자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시집 '웃는 귀'는 이처럼 '사소한 공부의 기록'이자 '어리석음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으며, 작가는 "부디 오래 부끄러워하고자 굳이 책으로 엮는다"면서 겸손한 출간 소감을 밝혔다.
시집은 △1부 ‘못 박힌 흔적으로 내 가슴에 다시 못을 박는’ △2부 ‘하루살이라고 하루만 스승이 아니구나’ △3부 ‘님 떠나간 후에야 청춘이 끝났음을 알았네’ △4부 ‘넌 바닥을 닦고 난 마음을 닦고’ △5부 ‘저 힘으로 견디셨을 것이다 쓰디쓴 담배 한 대의 힘으로’ 등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70편의 디카시가 실려 있다.
표제작 '웃는 귀'에서는 "당신의 웃는 얼굴은/ 구름에 가려도 환하네/ 칠흑 같은 밤에도/ 웃음소리만 가득하네"라고 적어 어둠의 시련 속에서도 역설적인 긍정과 희망을 노래한다.
또 '한 대의 힘'에서는 담배를 태우는 어르신의 사진과 함께 "나의 할아버지도/ 나의 아버지도/ 저 힘으로 견디셨을 것이다./ 쓰디쓴 담배 한 대의 힘으로."라고 읊어 고단했던 선대 어르신들의 삶과 애환을 아련하게 그려내 웃어른 세대에 대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김남호 시인, 문학평론가는 서 작가의 시집을 두고 "예술의 반대쪽인 일상이 예술로 승화되는 '검은 희색' 같은 불가능한 꿈이 디카시를 통해 현실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서 작가의 시선이 굳은살 박인 촌로의 손바닥에서 ‘못박힌 성자의 손’을 보고, 구름에 가려진 달에서 ‘가득한 웃음소리’를 듣는다고 강조하며, "그가 오탁악세(五濁惡世)와 맞서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웃는 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일상의 모든 소리를 법음(法音)으로 듣고 법열(法悅)을 느끼는 '정신적 경지'라는 설명이다.
조문환 놀루와 협동조합 대표는 "책을 펼치자마자 가픈 숨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사진에 글을 붙이기 위해 홀로 고요했을 한 밤의 정적도 들리는 듯했다"면서,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한 작가의 치열한 노력과 깊은 사색에 경의를 표했다.
서훈기 작가는 '반려동물 디카시 공모전 우수상(2024)', '평사리 디카시 공모전 장려상(2025)' 등을 수상하며 이미 문학적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웃는 귀'는 전문 사진작가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사진과 시구의 조합으로 독자들에게 넉넉한 재미와 감동을 안기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도서출판 실천’ 刊·1만 5,000원 /이정훈 기자
출처 : 하동신문(https://www.hadongsinmoo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