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줄거리
"글을 쓰지 않는 내 삶의 터전은 없었다. 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고, 보름 만에 퇴원한 그 날부터 가슴에 붕대를 감은 채 『토지』 원고를 썼던 것이다."
『토지』 1부 자서(自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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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6·25사변 이전부터 내 마음 언저리에 자리 잡았던 이야기에요. 외할머니가 어린 나에게 들려주던 얘기가 그렇게 선명하게 나를 졸라대고 있었거든요. 그것은 빛깔로 남아 있었어요. 외갓집은 거제도에 있었어요. 거제도 어느 곳에, 끝도 없는 넓은 땅에 누렇게 익은 벼가 그냥 땅으로 떨어져 내릴 때까지 거둘 사람을 기다렸는데, 이미 호열자가 그들을 죽음으로 데리고 갔지요. 외가에 사람들이 다 죽고 딸 하나가 남아 집을 지켰다고 해요. 나중에 어떤 사내가 나타나 그를 데리고 어디론다 사라졌는데, 객줏집에서 설거지하는 그 아이의 지친 모습을 본 마을 사람이 있었대요. 이 얘기가 후에 어떤 선명한 빛깔로 다가왔지요. 삶과 생명을 나타내는 벼의 노란색과 호열자가 번져오는 죽음의 핏빛이 젊은 시절 내내 나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어요. 『토지』는 원래 1부로 끝낼 요량이었지요. 그런데, 이제 5부까지 나오게 되었으니··· 마흔 넷부터 지금까지니까, 스물 여섯 해를 『토지』와 더불어 살아왔던 것 같아요. 삶이 지속되는 한 『토지』는 끝나지 않을 것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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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육필 원고 |
"삶의 연민, 한(恨)의 미학", <작가세계>. 1994 가을 |
『토지』각부 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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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공간과 시간 속에 존재하는 생명, 그 한(恨)의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그릇이에요.
"삶에의 연민, 한(恨)의 미학", <작가세계>.1994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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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1897년부터 1908년까지 10여 년 동안 경남 하동 평사리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조선농촌사회의 모습이 펼쳐진다. 구한말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최참판댁의 몰락 과정과 일제에 의한 민초들의 고난 및 저항이 형상화되어 있다. 특히 19세기 후반 외세에 의한 개항, 1894년의 동학농민혁명과 갑오개혁, 의병항쟁 등은 『토지』 서사에 근간이 되는 주요 역사적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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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서희 일행이 간도로 이주한 이후 10여 년 동안의 삶이 그려진다. 1910년대 당시 간도 한인 사회의 모습과 만주 등 해외에서 펼쳐진 독립운동의 이면, 그리고 침략국 일본과 피해를 입은 조선 및 중국 등 서로 얽혀 있는 동아시아의 국제관계 등이 다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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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
서희 일행이 간도에서 귀국한 다음 해인 1919년부터 1929년 광주 학생 운동까지 약 10여 년의 세월이 펼쳐 진다. 주된 공간 배경은 진주, 서울, 하동, 일본, 만주 등으로 확대된다. 더욱 살기 어려워진 식민지의 현실이 농촌과 도시 전반에 걸쳐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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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토지』결정본 2012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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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
1930년대 일제의 극에 달한 폭압과 그에 따른 각계각층의 피폐한 삶을 묘사한다. 특히 4부에서는 조선과 제국주의 일본과 일본인, 나아가 일본의 역사와 문화, 예술, 사상, 민족성에 대한 작가의 통찰이 전편을 통해 폭넓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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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
1940년경부터 해방에 이르는 시기, 세계 대전으로 인한 피폐함이 다각도로 그려진다. 암흑기를 견뎌야 했던 민족의 삶이 확장된 공간을 오가며 다양하게 펼쳐진다. 길상은 원력을 다해 관음탱화를 완성하고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후일담 형태로 전해지며, 남아 있는 갈등과 새로운 세대를 통한 희망이 동시에 제시된다. 1945년 8월 15일, 서희가 일본의 항복 소식을 듣는 것으로 반세기 가까이 달려온 『토지』의 이야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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