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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접속일 : 26-01-19 가입일 : 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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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중편소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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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무 소설가(박경리문학관 관장)가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민중 투쟁을 다룬 소설집 『소설로 읽는 한국민중운동사2: 근현대편』(소설로 읽는 한국문화사 편찬위원회 刊)을 통해 신작 중편소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사람이오」를 발표했다.

이번 작품에서 하 작가는 1923년 진주에서 발단이 된 백정 해방 운동인 ‘형평운동(衡平運動)’을 소설적 필치로 재구성했다. 특히 단순히 역사적 사건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신분제의 두터운 벽을 허물고자 했던 인물들의 내면 심리와 시대적 역동성을 세밀하게 포착해 냈다는 평이다.

소설은 ‘정육점을 운영해 상당한 재산을 모은 이학찬은 자식을 교육시켜 사람답게 살게 하려고 많은 기부금을 내고 딸을 학교에 입학시켰으나 양반 학부모들의 항의와 동급생들의 따돌림 등으로 결국 실패하고 백정 해방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다. 일제는 만세운동 후 조선인들이 대규모 독립운동을 벌이는 것을 우려해 겉으로는 유화책을 쓰면서도 사회운동가들을 철저하게 감시하고 옥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강상호는 일본의 부라쿠민 해방운동 단체인 수평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단체 결성을 준비한다. 하지만 양반들의 거센 반발과 아버지의 반대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한다. 여러 어려움을 이기고 마침내 형평사가 설립되고 전국 백정들의 호응을 받는다. 전국적인 조직이 갖추어지고 민적에서 신분 표시를 없애는 문제, 백정 교육을 위한 야학 설치 등 여러 성과들을 거둔다. 그럴수록 기성 질서를 고집하는 양반들과 농청, 그리고 사회주의 활동과의 결합을 우려하는 일제 등은 더욱 거칠게, 또는 교묘하게 형평사의 활동을 방해한다. 형평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지만 서서히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하 작가는 소설의 도입부와 결말에 싸움소 ‘갈범’을 등장시키는 상징적 장치를 사용했다. 첫 장면에서 갈범이 승리하는 모습은 억압받던 백정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찾아 일어서는 형평운동의 발흥을 은유하며, 극 후반 늙은 갈범이 쓰러지는 모습은 운동이 점차 쇠퇴해 가는 과정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문학적 장치는 독자로 하여금 거대 담론으로서의 역사를 넘어, 당시 민중들이 느꼈던 희망과 좌절의 온도를 생생하게 체감하게 한다.

특히 같은 양반 계급으로부터 받는 노골적인 멸시와 조롱, 그리고 가업과 효(孝)를 중시하던 아버지와의 갈등 등 개인적 고뇌를 심도 있게 다뤘다. 작가는 이러한 내부적 진통 속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백정들과 손을 맞잡고 나아가는 강상호의 과단성 있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인권 운동의 원형을 제시했다.

하 작가의 중편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총 10편의 신작 소설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분기점을 조명한다.

△김종성의 중편 2편을 필두로, 소설집의 전반부는 일제에 맞선 민초들의 투쟁을 담았다.

△마린의 「민주의 씨앗」은 3·1운동 당시 맨몸으로 총칼에 맞선 민중의 자발성을 다뤘으며, △김현주의 「암태도의 푸른 불꽃」은 악덕 지주 문재철에 맞선 암태도 소작쟁의를 재조명했다. 특히 이 작품은 당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했던 여성들의 활동에 주목해 서사의 깊이를 더했다.

해방 전후의 격동기와 국가 폭력에 의한 비극도 생생하게 기록되었다.

△배명희의 「암전」은 대구의 10월 항쟁을 다루며 역사적 폭력이 개인의 일상을 어떻게 장악하는지 묻고 있으며 △은미희의 「붉은 섬」은 한국 현대사 최대의 비극 중 하나인 제주 4·3항쟁을 다루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무자비한 진압과 연좌제로 고통받은 후손들의 아픔을 묘사했다.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민주화 운동들도 작가들의 시선을 통해 재탄생했다.

△정우련의 「손: 1960년 그해 봄」은 4·19혁명 당시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주인공이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며 변화하는 내면을 그렸고 △박숙희의 「우아하고 난폭하게」는 유신체제의 종말을 예고한 부마항쟁의 역사적 무게를 담았다.

△김종성의 중편 「검은 민들레」는 사북항쟁을 다루며 광부들과 부녀자들이 겪은 처참한 노동 환경과 성고문 등 국가의 잔인한 진압 실태를 고발한다. △이진의 「기나긴 터널」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고립된 광주가 보여준 자발적 공동체와 희생을 △강윤화의 「가장 잘하는 일」은 6월 항쟁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민주주의라는 규칙 아래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대단원을 장식한다.

하아무 작가는 “역사적 사건 속에 숨겨진 개인의 고뇌와 민중의 역동성을 복원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작가의 소명”이라며 “이번 소설집이 한국 민중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ㅡ 출처 : 하동신문(https://www.hadongsinm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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