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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최종 접속일 : 26-01-19 가입일 : 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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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풍경.jpg

 

골목에는 냄새가 살지

                           

 김남호

 

 

이 골목은 된장찌개 냄새가 살고
저 골목은 삼겹살 냄새가 살고
그 골목은 옅은 향수 냄새가 살지

어느 골목은 화장실 냄새가 살고
어느 골목은 하수구 냄새가 살고
어느 골목은 시체 썩는 냄새가 살지

 

골목마다 나는 다른 사람으로 살지
이 골목에서는 열세 살의 내가
저 골목에서는 마흔일곱의 내가
그 골목에서는 목매달고 죽은 내가

지나쳐 온 수많은 골목들
내 몸에서는 그 골목들의 냄새가 나지
나도 모르는 냄새가 나지

저 고양이가 나를 흘끔흘끔 피하는 건
내가 지금 어느 골목을 지나고 있다는 거지

..............................................................................................................

 

■이제는 아파트 단지로 바뀐 삼양동 달동네에서 어린 시절 한동안 살았던 나는 보드라운 빵 냄새를 맡으면 지금도 가끔 머리가 띵하다. 냄새는 그렇게 과거를 기억한다. 그런데 새삼 말하자면, 앞의 문장의 주어는 결코 '내'가 될 수 없다. 내가 냄새를 통해 과거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냄새가 그 자체로 나를 과거 앞에다 앉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주체는 '내'가 아니라 '냄새'다. 즉 빵 냄새는 특히 건포도가 박힌 어떤 빵의 냄새는 허기진 과거의 하굣길로 나를 데려간다. 나는 어느덧 온갖 비릿한 냄새들로 진창인 재래시장 입구에 있던 빵집 앞을 멀거니 서성이다 그만 아찔해진다. 그렇게 "지나쳐 온 수많은 골목들", "내 몸에서는" "나도 모르는" "그 골목들의 냄새"가 여전하다. ㅡ채상우 시인

 

 

ㅡ 출처 : 아시아경제 (http://www.asiae.co.kr/)

ㅡ 가사 원문 보기 :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803051036530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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